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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울 2033 : 후원자를 마켓에서 보고는 '또 1024나 2048을만드는 게임인데 뭔가 조그마한 변수를 줘서 2033이라고 해서 나온거거구나' 싶었습니다.
심지어 유행도 살짝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저걸 우려먹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른게임이였죠. 서울2033은 2033년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텍스트게임입니다.
무료버전도 있으며 후원자 버전에서는 광고제거, 쓸데없지만 특별한 능력(험악한 얼굴, 야생의 친구)이 포함된 버전이지만 게임은 같은 게임입니다.
다만 게임의 업데이트가 서버에서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는 방식이라 마켓을 통하지 않으며, 후원자 버전이 무료버전 보다 업데이트를 우선적으로 해준다는 멘트가 달려있기는 합니다.
아직 메인스토리, 사이드스토리도 완성되지 않은 얼리 엑세스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호평과 함께 오랜만에 새로 보는 인디게임이 유료차트 최상단을 차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단순히 광고제거를 포함한 후원버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던전메이커가 20억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는데 이 게임이 앞으로 과금 방식을 추가하는 것은 힘들 것 같고 후원버전을 판매하는 것으로 어디까지의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서울 2033 후원자를 만든 곳은 반지하게임즈라는 곳인데 아마 1인개발일 확률이 높을 것 같고, 기존에 중고로운 평화나라, 저세상 RPG, 허언증 소개팅등을 만든 곳 입니다.
아마 다른 게임은 몰라도 중고로운 평화나라 정도는 다들 한번씩 들어보셨을거나 봤으라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박스에 비둘기가 한마리 떡 하고 있는 약간은 투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게임이 한동안 무료게임 급상승이나 인기쪽에 오래 있었기 때문인데요.
보통 이런 1인개발자나 소규모 회사들이 게임을 마구 찍어내다가 하나의 컨셉이 잘 얻어 걸리면 그것을 주력으로 밀고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던전지키기와 던전메이커 2연타석 홈런을 친 게임코스터는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 것 같고, 111%라던가 그외에 한달에 게임 1개씩 뽑아내던 곳도 있었는데 그런 곳들이 이제 해당될 것 같네요.
반지하게임즈에서 나온 서울 2033은 얼핏 보기에는 그냥 책 읽고 스토리 선택하는 정도로 그칠 것 같지만 처음에 선택하는 능력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따라서 전혀 달라지는 것도 있고 세력, 돈과 같은 부분들도 추가하면서 정말로 게임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런 게임의 최종 목적은 모든 스토리를 보고 모든 엔딩을 모으는 것이 역시나 꿈이겠지만, 아직까지 메인과 서브스토리도 채 완성되지 않은 게임이라 업데이트가 되면 될 수록 더 다양한 루트를 공략하고 더 많은 스토리를 볼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인 게임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게임은 게임성보다도 정말 스토리가 모든것을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토리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죠.
다만 아쉬운점을 한두가지만 꼽아보자면 무료버전에서 광고횟수가 약간은 많다 싶을 정도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업데이트 이후에 사소한 오류들이 생기는데 플레이 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런 부분이 지속되다보면 정이 떨어지기도 하죠.
저는 이 화면을 보고 게임을 한번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단순히 스토리를 어떻게 흘러갈 지 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뭔가를 길들이고, 함께하고, 세력을 늘리는등의 것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스토리 보다보면 간간히 나오는 그림들도 마음에 드는 것은 물론이고 재난물이라 약간은 분위기가 처질수도 있는데 그것을 필력으로 커버했습니다.
스토리의 원작 또한 이분이 만드셨을 것 같은데 개발자이면서도 이런쪽으로 소질이 있으신 것 같네요. 아마 세계관이 점점 더 커지게 될테고 수많은 이벤트들이 추가되고 또 더 많은 엔딩들이 추가될텐데 이것들을 유기적으로 엮어가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가는 이 엔딩이 저 엔딩에 영향을 끼치는 등의 방식으로 간다면 더욱 더 갓겜소리 듣지 않을까 싶습니다.
뒤로 갈수록 아쉬운점만 얘기하게 되는 것 같은데 2가지만 더 아쉬운점을 추가하자면 소리가 없습니다. 효과음 까진 아니더라도 BGM이라도 뭔가 어울리는 것들이 몇개 나온다면 좀 더 스토리에 몰입이 되고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다른 한가지는 바로 결국엔 여러엔딩을 위해서 게임을 반복하게 되면 스토리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읽는 부분이 많이 생겨서 게임이 루즈해지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건 뭐 어떻게 해결이 안될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서도 고민을 충분히 해봐야 하지 않나 싶네요.
웹툰에도 처음 BGM이 들어올때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 독자가 읽는 속도에 대충 맞춰서 만든 BGM들은 정말 몰입도를 확 올려주는 역할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게임은 도저히 한단어로 정리가 안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텍스트게임, 무료버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원버전으로만 유료게임랭크 최상단을 차지, 오랜만에 보는 새로운 얼굴의 유료게임 최상단 게임등 말이죠.